TV, 텔레비전은 왜 유튜브에게 패배할 수밖에 없었나

유튜브가 공공연하게 공중파, 케이블을 가릴 것 없이 TV 를 압도하고 있다. 화장품 가게를 가도 연예인보다 유튜버 광고모델이 훨씬 많고, 연예인이 먹는 것보다 유튜버가 먹방을 하는 게 인기가 더 많다. 원래부터 인터넷이 더 강세였던 게임 분야는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1인 매체, 인터넷으로 잠깐 즐기던 유희 수준에서, 돈이 된다는 게 공공연히 알려진 지금. 그 엄청난 수요와 공급과 함께 유튜브의 영상 퀄리티는 날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고,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로 인해 이제는 TV보다 유튜브가 인기가 많은 시대가 도래했다. 원래부터 티비보다 더 재밌었는데, 이제 영상의 퀄리티마저 TV프로그램을 압도하고, 공중파와 지상파, 그리고 케이블까지 아이디어, 재미, 교육, 다양성, 투명함, 시청자 의견 반영 등 모든 면에서 유튜브의 콘텐츠를 따라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이 매체는, 그 다양한 콘텐츠의 스팩트럼에 의해 어린이, 청소년, 성인, 노인 할 것 없이 나이대와 성별조차 가리지 않고 전 연령의 사랑을 받고 있다.

왜 TV는 유튜브에게 질 수밖에 없었나

더 재밌고 더 훌륭한 영상이, 접근성마저 좋으니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개꿀몬(GKKmon)은 그 이유가 유튜브의 우월성뿐만 아니라, TV 채널들의 무능함이 더 컸다고 생각한다. 정말 재미없는 내용으로 1시간 내내 정색을 하게 만들고, 하라는 개그는 안하고 알량한 지식으로 정치풍자만 하며, 개그맨인지 똑똑해 보이고 싶은 관종 무리들인지 분간이 안 가는 개그프로그램. 참신함이나 정보성라곤 전혀 없고 질질 끌면서 분량만 늘리는 정말 쓸모없는 정보 프로그램 등, 퀄리티라곤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는 쓰레기 같은 콘텐츠만 양산해대고, 인기 있는 프로그램의 송출 중단을 정치적 무기로 삼는다던지 하는 등. 사실상 볼 게 TV밖에 없기 때문에 가능했던, 독점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폐해란 폐해는 다 보여준 TV 매체 쪽의 아둔함이 더욱 컸다는 얘기다. 왜냐면 TV가 유튜브와 비슷한 수준의 콘텐츠만 생산해냈어도, 당연히 압도적인 선점 효과를 가지고 있는 TV가 유리할 수밖에 없었던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즉 어지간히 유튜브가 월등하고, 어지간히 TV가 쓰레기같지 않는 이상 일어날 수 없었던 일이 일어나버린 것이다.

한번 머리속으로 냉철하게 생각해봐라. 지금 일주일이란 준비 기간을 가지고 고작 한번 방영하는, 당신이 손꼽아 기다리며 챙겨보는 그 프로그램이 재밌는가? 적게는 수백에서 수천 명의 인원이, 수많은 자본과 장비들을 동원해 일주일 동안 만든 콘텐츠의 퀄리티가 고작 그거라는 사실이 믿겨지는가? 유튜브에선 그것보다 훨씬 재미있는 영상을 기획, 촬영, 편집, 홍보, 관리까지 혼자서 모두 해낸다. 나는 그 이유가 유튜버 한 명이 TV 관계 인원 수백 수천 명을 합친 것보다 우월한 유전자와 재능을 가졌기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이 생각엔 모두 이견이 없을 것이다. 고인 물을 내버려 두면 썩게 되는 법이고, 매체독점으로 인한 끝도 없는 나태함과 부패함이 만들어낸 결과인 것이다.

때문에 이제는

사실 개꿀몬(GKKmon)은 과거부터 TV를 보는 것을 즐기지 않았다. TV를 보는 시간이 너무 아깝고 바보 같다는 말도 동의는 하지만, 개꿀몬(GKKmon)은 굉장히 어린 시절부터 웹 공간을 좋아했기 때문에, 이미 선진문물을 경험한 내 입장에서 TV는 너무나 재미가 없고 수준이 낮은 미디어였기 때문이 더욱 컸다. 이런 행동은 10년 전만 해도 굉장히 특이한 사람이라고 여겨지게 만들었고, 어딜 가나 ‘나는 TV를 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히면, 마치 외계인을 보는듯한 놀라움과 이상한 사람, 독특한 사람이라는 시선을 받았었다. 왜냐면 TV를 볼 시간도 없이 엄청나게 바쁜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나 TV를 본다고 할 정도로 엄청난 점유율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TV를 보지 않는다고 해도 전혀 유별난 일이 아니다. 개꿀몬(GKKmon)도 그랬듯이, 선진문물을 받아들인 이들이 부패하고 재미없는 TV에서 유튜브로 옮겨가는 건 당연한 수순이기 때문이다. 물론 바쁜 사람들이나, 바보상자에서 탈출한 사람들이 더 많아진 이유도 있겠다.

시청자만 떠난 게 아니야

TV에서 유튜브로 떠나는 것은 시청자, 즉 수요자뿐만이 아니다. TV 로그램의 공급자였던 PD, 편집자, 음향전문가, 심지어 연예인까지 TV가 아니라 유튜브를 선택하고 있다. 이미 유명세가 있던 연예인들은 그것들을 활용해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키우고 있고, 여러 단체 및 개인들이 부패하고 진입장벽이 높았던 공중파보다, 콘텐츠만 좋으면 출세가 보장되어 있는 유튜브에서 스타트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유튜브는 바보상자라고 불리던 TV와는 다르게, 정보의 유용성도 엄청나다. 정해져 있는 채널 안에서 틀어주는 방송만 봐야 했던 TV와는 바르게, 재미없고 정보의 유용성이 없다면 바로 채널을 돌려버리기 때문에, 퀄리티의 경쟁과 자정작용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의 고심거리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애드블록 이용자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밖에 없는 것 같다.

TV, 텔레비전의 운명은

본인들이 정해놓은 시간에 정해놓은 프로그램밖에 볼 수 없고. 콘텐츠보다 광고시간이 더 길고, 그 긴 광고시간을 견디고 쓰레기 같은 콘텐츠를 보고, 그런 프로그램을 IPTV 등으로 선택해서 보려면 돈을 내야 하고… 어찌 보면 TV는 이제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밖에 없는 구시대적 유물일지도 모른다. 아마 요즘 애들이 삐삐가 뭔지 모르고 라디오가 뭔지 모르듯이, 언젠간 텔레비전도 그렇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